이지 Dr.노트
이지가정의학과의원 이윤주 원장의 글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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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의 정확한 진단에
중요한 두 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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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은 합병증으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이 나타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선별검사가 필수적입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최신 진료지침에 따르면 20세 이상의 모든 성인의 경우와 조기 심혈관질환이나 심한 이상지질혈증의 가족력 등 다른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는 더 젊은 연령부터 시작하여 매 4-6년마다 공복 후 지질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은 단 한 번의 검사로 확정할 수 없어 반복하여 측정한 검사 결과를 토대로 진단을 하는데, 고지혈증 역시 기간의 간격을 두고 적어도 2회의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됩니다. 만약 첫 번째와 두번째 검사 결과가 일관성이 없고 차이가 크다면 세 번째 검사도 고려합니다. 이렇게 시행하는 지질검사는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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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시간 이상 공복 상태로 검사할 것
#2. 계산값이 아닌 '측정값'으로 LDL 콜레스테롤 결과를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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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은 말 그대로 혈액 안의 지질의 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LDL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이 이상이 있을 때 건강상의 문제와 연관되기 때문에 이 수치의 이상을 고지혈증이라는 말로 부르는데, 의학적으로는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것도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니 모든 지질 성분들이 이상적인 수치로 유지되는 게 중요합니다.
콜레스테롤 전체를 '총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고, 총콜레스테롤은 HDL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VLDL 콜레스테롤을 합한 값입니다. 이 중 우리는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이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라고 알고 있고, 총 콜레스테롤에는 포함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중성지방 역시 높으면 대사증후군 등의 건강 위험요인에 해당하여 신경쓰고 있는 수치입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복잡한 내용입니다. 중성지방은 지질은 맞지만 엄밀하게는 콜레스테롤은 아닙니다. 총콜레스테롤 수치에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질검사를 하게 되면 항상 중성지방을 보게 됩니다. 항상 총콜레스테롤 아래에 묶여서 검사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봐도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LDL 콜레스테롤이 보입니다. 꼭 총콜레스테롤 구성인자처럼 보여서 중성지방과 HDL, LDL 콜레스테롤을 더해봐도 총콜레스테롤 값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총콜레스테롤 = HDL-C + LDL-C + VLDL-C 이기 때문이고, VLDL-C 는 대략 중성지방의 1/5 정도이므로, 중성지방을 측정하게 되면 LCL-C 값을 계산해서 구할 수 있기(Friedewald 공식) 때문입니다. 그런데, LDL 콜레스테롤은 왜 다른 수치들처럼 검사를 통해 측정하는 게 아니라 다른 수치들을 이용해 '계산'을 해서 구하는 것일까요?
아마 '의학'에서 이유를 찾기보다는 검사 비용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심사평가원 급여 기준에 따르면 LDL-콜레스테롤 검사는 '측정값으로 검사해야 할 이유를 특별히 기재하여야' 의료보험으로 검사가 가능합니다. 꼭 정확하게 봐야하는 이유가 있어야 의료보험으로 검사가 가능하죠. LDL 콜레스테롤의 측정값 비용이 높아서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래서 아마 대부분의 건강검진 결과에서 확인하는 LCL 콜레스테롤 결과는 '계산값'으로 주는 것 같습니다. 계산값은 LDL콜레스테롤 = 총콜레스테롤 - HDL콜레스테롤 - VLDL콜레스테롤(=중성지방/5)로 나타나는 Friedewald 공식에 넣어서 확인하게 되고, 측정을 해서 얻은 값은 아니니 검사 비용은 0원입니다. 이 계산 결과는 중성지방 400 미만일 때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LDL콜레스테롤 자체는 식사를 하건 안 하건 큰 차이가 없어서 공복이 아닌 상태로 측정해도 관계없는 값인데, 중성지방은 12시간 이상 공복 후의 검사 결과를 신뢰하여 위 계산식대로 계산해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12시간 이상 공복'한 상태로 혈액검사를 하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계산 한 LDL 콜레스테롤 값이 실제 측정한 값과 꽤 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 한국인 38,243명 (중성지방 농도 400mg/dL 이하)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Friedewald 공식을 이용한 LDL 콜레스테롤의 계산값이 직접 측정한 값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9.1%+-6.4%)으로 보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저도 측정값을 처방하면서 계산값도 확인 해 보면 계산값으로 나온 LDL 콜레스테롤이 보통 10% 정도 낮게 나옵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으로 고지혈증 검사를 받으셨다면, LDL 콜레스테롤 150 이상으로 나오더라도 실제는 160 이상일 가능성이 높으니 병의원에서 측정값으로 정확히 진단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분류 기준입니다.
위 글은 2022년 11월에 발간 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을 참고, 발췌 하였습니다.
이상지질혈증(또는 고지혈증)은 심장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증상은 전혀 없으니 그 어떤 질환보다 선별검사(Screening)가 중요합니다. 필수 건강검진으로는 4년 간격으로 지질 검사가 포함되어있고 '계산값'으로 LDL 콜레스테롤 결과를 주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전 검진 결과에서 LDL 콜레스테롤 130 이상으로 높은 편이거나, 심장혈관질환이나 뇌졸중의 가족력,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흡연, 고혈압, 당뇨, 여성55세이상 또는 남성45세 이상)가 있으시다면 미리 병의원에서 정확히 진단 받아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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